한국에서 혼자살던 동생   굶다가 결핵걸려 사망

지난 3일 밤 서울 관악경찰서 신림지구대. 김모(36)씨가 애타게 경찰을 찾았다.
김씨는 “내 여자친구가 죽어간다. 미국의 언니를 찾아달라”고 울먹였다.

김씨의 여자친구는 정연희(33·1981년 12월15일생)씨다. 

지난 두 달간 혼자서 고시원에 살던 연희씨는 돈이 없어 굶고 지내다 병을 얻었다.
이날 연희씨는 2년 만에 김씨에게 연락했다. 연희씨는 통신비를 못내 휴대폰이 끊겼고, 그동안 피해 주기 싫어 연락 안 했다고 했다. 감기에 걸린 줄 알았는데 너무 아프다고 김씨에게 도와달라고 했다.

고시원을 찾은 김씨는 좁은 방안에 누운 연희씨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18kg이 빠져 앙상하게 말랐고, 병색이 완연했다.

열흘간 쌀 한톨 못먹고, 용변도 방에서 해결했다고 했다.

119를 불러 양지병원 중환자실로 입원시켰다. 검진한 의사는 너무 늦었다고 했다. 결핵균이 장기로 다 퍼졌단다.

결핵은 감기와 증세가 비슷하다. 만성화되서 사람을 괴롭히다 죽게 만들기 때문에 ‘하얀 죽음(White Death)’이라고도 한다.

의사는 연희씨가 며칠 못산다고 장례를 준비하라고 했다. 김씨는 연희씨의 가족을 찾아나섰다. 연희씨의 부모는 일찍 사망했고, 유일한 가족은 미국에 살고 있다는 친언니다.

늦은 밤 지구대에서 김씨의 사연을 들은 황재혁 경장은 발벗고 나섰다. 외교부에 연락해 연희씨 언니 소재 파악의 협조를 구했다. 또, 재외동포 단체장과 미주한인 언론사 기자 50여 명의 이메일을 일일이 찾아 ‘긴급’이라는 제목으로 생사고비에 있는 연희씨의 소식을 알렸다.

황 경장의 도움을 얻어 김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7일 기자의 전화를 받은 김씨는 울먹이면서 연희씨의 부고를 알렸다.

“의식을 못 찾고 6일 밤에 죽었어요. 언니를 애타게 찾다가 그렇게….”
김씨는 시신이라도 수습할 수 있도록 연희씨의 친언니를 찾아달라고 했다. 친언니의 이름은 올해 40세인 정연호(1975년 3월16일생)씨다. 정연호씨는 오산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던 미군 장교와 결혼했다. 딸 셋을 뒀다고 한다. 연희씨는 2014년까지 언니와 함께 살다가 그해 3월31일 언니 가족이 출국하면서 한국에 혼자 남았다.

김씨에 따르면 언니 정씨는 함께 가자 했는데 연희씨가 “이 나이에 미국 가서 뭘 하겠어. 짐이 되기 싫다”고 했다. 연희씨의 시신은 언니 정씨와 연락이 안닿으면 무연고로 처리돼 화장된다. 

연희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뭐였느냐는 말에 김씨는 자책했다.

“카스테라가 먹고 싶다데요. 사다 줬더니 맛있다고 웃었어요. 그 뒤 의식을 잃었죠. 카스테라가 뭐라고…. 저는 그것밖에 못해줬어요.”

연희씨의 병원비 86만원은 김씨가 냈다.

▷연락:(213)368-2633/(010)2913-8708 관악경찰서 신림지구대 황재혁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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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날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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